아이와 누리는 삶이란 곧 시노래

 


  여섯 살 큰아이는 언제나 세 살 동생을 잘 챙깁니다. 누나가 쉬 마렵다며 마루에 있는 오줌그릇으로 달려가면 작은아이도 콩콩콩 따라갑니다. 이때에 누나는 “기다려. 누나가 먼저 누잖아.” 하고는 동생이 쉬를 누도록 도와줍니다. 먹을거리 있으면 동생과 나누어 먹고, 동생을 토닥토닥 다독이면서 자장노래 부를 줄 알며, 업지 못하는 주제에 업겠다고 나서다가 “아이, 힘들어. 못 업겠네.” 합니다.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며 낑낑거리면서 발판을 구를 줄 알고, 동생 손을 꼬옥 잡으며 함께 뛸 줄 알며, 동생이 심심하지 않도록 온갖 놀이를 끝없이 생각해 냅니다.


  아이가 셋이면, 큰아이가 둘째한테, 둘째가 셋째한테 차근차근 놀이와 사랑과 이야기를 물려줄 테지요. 아이가 넷이면 셋째가 넷째한테 언니 구실을 할 테지요. 나는 그저 아이들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빛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이 모습을 차근차근 종이에 연필로 옮겨서 적으면, 모두 시가 되며 노래가 됩니다. 하루가 즐겁습니다. 4346.12.2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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