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 의' 말투를 다스리는 글을 그동안 여섯 꼭지 썼어요.

예전 글을 모두 손질해서 차곡차곡 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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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457) 색의 1 : 밝은 색의 옷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것은 필수
《박세욱-자전거 전국일주》(선미디어,2005) 23쪽

 

  이 자리에서는 ‘필수(必須)’를 ‘잊지 말기’로 손볼 수 있습니다. “(무슨무슨) 옷을 입기”처럼 손봐도 되고요. 또는 “(무슨무슨) 옷을 꼭 입자”처럼 손볼 수 있어요.


  한자로는 ‘색(色)’인데, 한국말로는 ‘빛’이나 ‘빛깔’입니다. 그러니까, ‘색’이든 ‘色’이든 한국말이 아닙니다. ‘색연필’ 같은 낱말에서는 ‘빛연필’이나 ‘빛깔연필’로 고치기 어렵다 할 만하지만, 앞으로는 참말 ‘빛연필’처럼 쓸 수 있어요. 왜냐하면, 두어 살 아이한테 처음 말을 가르칠 적에 ‘빛연필’이라 말하면, 아이는 이 낱말을 즐겁게 받아들여요. 빛깔을 입히는 연필이니 ‘빛연필’이 옳다고 느낍니다. 이와 달리 어른들은 오랫동안 쓴 말투에 길들어, 좀처럼 새 낱말이나 말투로 거듭나지 못하지요.

 

 밝은 색의 옷
→ 밝은 빛(빛깔) 옷
→ 밝은 옷
→ 빛(빛깔)이 밝은 옷
 …

 

  빨간 빛깔 옷이라고 써도 되고, 파란 빛 옷이라 써도 됩니다. 그냥 빨간 옷, 파란 옷, 검은 옷, 하얀 옷이라 써도 돼요. “밝은 색”이 아닌 “밝은 빛”이요 “밝은 빛깔”입니다. “화려한 색”이 아닌 “고운 빛”이나 “아름다운 빛깔”입니다. ‘노란빛’이나 ‘빨간빛’이나 ‘파란빛’이라 해도 되지만, ‘노랑’, ‘빨강’, ‘파랑’처럼 적어도 됩니다. 4339.1.15.해/4346.12.2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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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이 밝은 옷을 꼭 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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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460) 색의 2 : 노란색의 꽃

 

노란색의 꽃은 작고 평범하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윤효진 옮김-곤충ㆍ책》(양문,2004) 50쪽

 

  ‘평범(平凡)하다’는 흔히 쓰는 말이라 할 텐데, 한국말로 한결 보드랍게 ‘수수하다’라 손볼 수 있습니다. ‘투박하다’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노란색의 꽃
→ 노란 꽃
→ 노란빛 꽃
→ 노란 빛깔 꽃
 …

 

  이 보기글이 실린 책 52쪽을 보면 “하얀 꽃에 노란 열매와 붉은 꽃에 붉은 열매를 맺는 두 종류가 있는데”와 같은 글월이 나옵니다. 이 대목에서는 “하얀색의 꽃”이라든지 “노란색의 열매”라든지 “붉은색의 꽃”이라든지 “붉은색의 열매”라 말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하얀’과 ‘노란’과 ‘붉은’을 썼어요.


  이렇게 쓰면 됩니다. 좋아요. 수수하게 쓰니 곱습니다. 노란 병아리, 노란 개나리, 노란 꾀꼬리, 노란 호박꽃입니다. 4339.1.17.불/4346.12.2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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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은 작고 수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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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699) 색의 3 : 황색의 유채꽃

 

봄에 앞서 일제히 피는 겨울 채소인 황색의 유채꽃에도 눈이 쌓여 더 추워 보인다
《후루노 다카오/홍순명 옮김-백성 백작》(그물코,2006) 14쪽

 

  ‘일제(一齊)히’는 ‘한꺼번에’로 다듬습니다. “겨울 채소(菜蔬)인 황색(黃色)의 유채꽃”이라 했는데, 유채꽃을 ‘겨울 채소’라 하기보다는 ‘겨울 나물’이나 ‘겨울풀’이라 할 때에 한결 어울리겠다고 느낍니다. 한자말 ‘황색(黃色)’은 ‘누런빛’을 뜻합니다.

 

 황색의 유채꽃
→ 노란(노오란) 유채꽃
→ 누런(누우런) 유채꽃
 …

 

  유채꽃을 아는가요? 유채꽃은 ‘누런’ 빛깔이 아닙니다. 유채빛깔은 몹시 보드랍고 맑은 ‘노란’ 빛깔입니다. 누군가는 유채꽃을 바라보면서도 ‘누렇다’고 말할는지 모르나, 잘 익은 벼 빛깔을 가리켜 ‘누렇다’라고 합니다. 벼빛과 유채꽃빛은 사뭇 다릅니다.


  그러니, 이 글월에서는 “샛노란 유채꽃”이라든지 “맑고 노란 유채꽃”처럼 적어야 올바르다 할 만합니다. 참말 유채꽃을 늘 곁에서 지켜보는 분이라면 “해맑고 노란 유채꽃”이라 말하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노랗디노란 유채꽃”처럼 말해도 됩니다. 4339.8.6.해/4346.12.2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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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앞서 한꺼번에 피는 겨울풀인 노란 유채꽃에도 눈이 쌓여 더 추워 보인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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