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93] 천천히

 


  꽃은 천천히 피어나 곱게 빛난다.
  나무뿌리는 천천히 퍼져 튼튼히 선다.
  아이들은 맑게 웃으며 천천히 자란다.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채 살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러나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채 살아갈 수 있어요. 아름다움은 한꺼번에 하늘에서 선물처럼 떨어지지 않아요. 그러나 아름다움은 어느새 차곡차곡 쌓여 이 아름다움을 알아챌 무렵에는 마치 하늘에서 똑 떨어진 멋진 선물처럼 느낄 수 있어요. 날마다 조금씩 천천히 이루어요. 느긋하고 즐겁게 하나씩 이루어요. 하루가 모여 달이 되고, 달이 모여 해가 되며, 해가 모여 삶이 되다가는, 삶이 모여 빛이 됩니다. 4346.1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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