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묻는다
면소재지를 가든 읍내를 가든, 또 서울까지 볼일을 보러 가든, 부산이나 인천으로 마실을 가든, 우리 식구 아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묻는다. “으째, 오늘은 안 보여으잉?” 네? 누가요? “아이들 어디 갔소?” 아하, 언제나 아이들을 쭐래쭐래 달고 다니더니 왜 아이들 떼놓고 다니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나한테 아이들 어디 갔느냐고 묻기 앞서, 아이들을 시골집에 두고 혼자 돌아다니면 어딘가 허전하다. 홀가분하게 볼일이나 바깥일을 보기도 할 테지만, 아이들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이 삶과 저 사람을 마주하도록 이끌지 못해 아쉽다.
아이들은 저마다 스스로 씩씩하게 자라리라 생각한다. 함께 다니면 함께 다니는 대로 삶을 배우리라 느낀다. 함께 못 다니고 시골집에서 저희끼리 놀도록 하면 또 이대로 아이들은 새로운 사랑과 꿈을 키우리라 느낀다. 그래서 나도 사람들한테 묻고 싶다. 이녁 아이들과 함께 할 만한 일을 하시고, 이녁 아이들과 함께 지낼 만한 일터에서 일하시고, 이녁 아이들과 함께 꿈을 키울 만한 일거리를 사랑해 주셔요, 하고. 4346.12.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1223/pimg_70517512494317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