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44. 2013.12.17.
꽃밥을 먹자고 아이들을 부른다. 이것저것 다 차리고서 숨을 돌리며 아이들을 부른다. 아이들은 노느라 서너 차례쯤 불러야 비로소 슬금슬금 부엌으로 온다. 큰아이가 먼저 오고 작은아이가 나중에 오는데, 작은아이가 부엌으로 오다가 그만 문고리에 이마를 콩 부딪혔다. 딱 네 키가 문고리에 이마를 찧을 만하구나. 물고기묵을 네모낳게 잘라 나무꼬치에 꿰어 국에 담가서 불리니 아이들이 잘 먹기에, 작은 접시에 담아 작은아이 밥그릇 코앞에 놓았지만, 이도 저도 다 싫고 저 이마 찧어 아프니 달래 주라면서 운다. 밥그릇을 3/4 비울 때까지 수저질을 거들어 주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