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이현주 님이 새로 내놓은 이야기책 《공, 저는 어디에도 없으면서 모든 것을 있게 하는》을 읽다가 생각한다. 목사 이현주 님이 조금 더 가볍게, 홀가분하게, 보드랍게, 따사롭게, 무엇보다 즐겁고 사랑스럽고 맑게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으면 참 아름다웁겠다고 생각한다. 시골 할매나 할배를 헤아리면서 이 책을 썼을까. 예닐곱 살 어린이를 돌아보면서 이 책을 썼을까. 어느 만큼 지식이 있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책을 쓸 수도 있지만, 어느 만큼 지식이 있는 사람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이 이야기 또한 시골 할매와 예닐곱 살 어린이도 즐겁게 함께 들을 만하게 쓴다면 비로소 아름다울 수 있다고 느낀다. 어른 입맛에만 맞춰 짓는 밥은 누구한테 맛있을까. 아이들은 먹기 힘들도록 맵거나 짜게 짓는 밥은 누구한테 즐거울까. 시골 할매도 튀김닭을 먹을 수 있지만, 시골 할매도 튀김닭에 맥주 한 잔 즐길 수 있지만, 참말 시골 할매하고도 함께 나눌 만한 밥과 이야기와 삶과 사랑과 꿈은 어떻게 나아갈 때에 아름다울까. 텅 빈 말을 붙잡을 적에는 텅 빈다. 따사로운 말을 붙잡을 적에는 따사롭다. 삶을 붙잡을 적에는 삶이 된다. 나락 한 톨 붙잡으면 나락을 거둔다. 나무 한 그루 심으면 아름드리로 자라면서 숱한 씨앗 떨구어 숲을 이룬다. 4346.12.2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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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空- 저는 어디에도 없으면서, 모든 것을 있게 하는…
이현주 글.글씨 / 샨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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