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놀이 1

 


  여섯 살 사름벼리가 문득 보자기에 장난감을 주섬주섬 담더니 영차 하면서 짊어진다. 응? 뭐하려구? 여섯 살 사름벼리는 세 살 산들보라한테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보따리를 어깨에 짊어지고는, 이야를 간단다. 할머니와 이모를 만나러 먼 나들이를 간단다. 동생은 누나가 하는 말을 한귀로 흘린다. 너, 그러면 같이 안 가. 그래, 그럼 너 혼자 가렴. 여섯 살 사름벼리는 보퉁이를 어깨에 짊어지고는 마당을 한 바퀴 돈다. 스스로도 무거워 영차영차 하면서 한 바퀴 두 바퀴를 돌다가, 햇살 따라 드리우는 그림자를 깨닫는다. 이제 보자기놀이에서 그림자놀이로 접어든다. 그림자가 나를 따라오네. 그래, 너를 따라다니니 그림자란다. 4346.12.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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