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겠다

 


  고흥 시골집에도 설렁한 기운이 살풋 감돌지만 그렇게까지 춥지는 않다. 이와 달리,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 계신 음성과 경기도 고양 웃쪽마을은 얼마나 추울까. 그곳 날씨를 살핀다. 음성과 경기도 고양하고 고흥을 견주니, 10도 넘게 벌어진다. 이렇게 한참 추우면 물이 얼까 걱정해야 하고, 물을 내내 틀어 두어야 할 텐데, 겨울철에는 난방값에다가 물값이 많이 들겠구나.


  옛날을 생각하면, 옛날 시골집은 물이 얼 일이 없다. 물을 길어다 쓰니까. 물꼭지를 틀어서 쓰는 오늘날에는 계량기 터질까 걱정해야 하고, 자칫 물꼭지가 얼어붙으면 날이 아주 풀릴 때까지 물을 못 쓰고 만다. 웬만한 시골까지 물꼭지를 이으려 하는 정부 정책인 터라, 예전과 달리 시골에서도 겨울에 물이 얼까 근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퍽 따스한 남녘마을에서 씩씩하게 논다. 마당과 고샅에서 흙을 쓸어담는다. 빈논을 달린다. 마당에서 달리고, 마루에서도 콩콩 뛴다. 추우니 더 뛰는 셈일까. 아니야. 따뜻하거나 더운 날에도 아이들은 땀을 옴팡지게 쏟으면서 뛰노는걸. 그래, 아이들은 뛰노니까 몸을 후끈후끈 달구면서 겨울에도 따스하게 보낸다. 어른들은? 어른들은 겨울에 어찌 지내나?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손을 맞잡고 뛰어놀면 안 춥거나 덜 춥겠지. 아니, 아이들과 손을 맞잡게 예쁘게 웃으며 뛰놀면 온 집안과 마을에 따스한 기운에 새록새록 감돌리라 생각한다. 4346.12.1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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