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82] 아기 사진

 


  올 2013년 12월에 첫 호를 내놓은 사진잡지 《포토닷》이 있습니다. 사진잡지라서 꼭 ‘사진’이라는 이름을 써야 하지는 않지만, 굳이 영어로 ‘포토’를 써야 하지도 않아요. 그림을 이야기하는 잡지라면 반드시 ‘그림’이라는 이름을 써야 하지는 않지만, 애써 영어로 ‘일러스트’를 써야 하지도 않아요. 생각하는 힘을 기를 때에 새로운 말뿐 아니라 새로운 넋과 사랑과 꿈이 자라요.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새로운 말도 자라지 못하는데다가 새로운 넋이나 사랑이나 꿈 또한 자라지 못해요. 새 사진잡지 《포토닷》을 찬찬히 읽는데, ‘베이비 포토’를 찍는다는 사람 이야기가 흐릅니다. ‘베이비 포토’가 무얼까 하고 한참 생각하다가 문득 깨닫습니다. ‘아기 사진’을 그저 영어로 적었을 뿐이로구나 하고. 아기를 찍으면 ‘아기 사진’인데, 왜 영어로 이름을 붙이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요새는 ‘아기 신’도 ‘베이비 슈’라 한다니, ‘베이비 포토’라 쓸 만하기도 할 테지만, 이 나라는 영국도 미국도 필리핀도 아닌 한국인걸요. 한국말은 어디에 있을까요. 한국말은 누가 쓸 말일까요. 4346.12.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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