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걸어 주는 사람

 


  말을 걸어 주는 사람이 있어, 새롭게 생각을 가다듬거나 추스른다. 나 또한 누군가한테 말을 건다면, 나한테서 말을 듣는 사람은 이녁대로 생각을 가다듬거나 추스를 수 있으리라. 한집에서 살아가는 곁님과 아이들 사이에서도 이와 똑같다. 짤막한 한 마디라도 궁금한 무언가를 떠올리며 살며시 건네는 한 마디가 서로서로 생각을 새롭게 가다듬거나 추스르도록 돕는 빛이 된다. 이를테면, “벼리야, 하늘이 왜 파랄까?”라든지 “보라야, 오늘 먹은 밥은 무슨 맛이야?” 하고 묻는 한 마디가 아이들 생각을 틔운다. 도시에서 흐르는 바람과 시골에서 흐르는 바람은 어떻게 다를까 하고 스스로 물을 적에, 시골집에서 지내는 삶이 어떻게 아름다운가 하고 스스로 돌아볼 적에, 언제나 스스로 길을 찾고 빛을 얻는다. 4346.1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