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78. 2013.11.15.

 


  그림이 예쁜 그림책을 장만한다. 아이가 그림만 본다면야 아무 일이 없다. 그러나, 아이는 그림책에 적힌 글을 읽어 달라 한다. 앞으로 이 아이와 누릴 책삶을 돌아본다면, 아이가 읽을 그림책과 글책에 나오는 글을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대로 읽힌 뒤, 책에 잘못 나오는 말을 알려주거나 가르쳐야 할까. 책에 죽죽 잘못된 대를 지우고 제대로 된 말을 적어 넣어야 할까. 여태까지는 책에 곧바로 제대로 된 말을 적어 넣었는데, 이렇게 하면 말을 찬찬히 살피기에 좋으나, 줄거리를 좇기보다 자칫 말에 끄달릴 수 있다. 그렇다고, 아름답지 못한 말이 아이 머리와 마음에 깃들어 생각을 아름답지 못한 말로 짓도록 하고 싶지 않다. 아이 스스로 차근차근 잘 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어버이로서 이 책들 잘 건사하면 되겠지. 한창 아이가 글을 익히는 동안, 섣불리 아무 말이나 읽고 쓰도록 하지는 말자고, 아니, 아이 마음을 살찌울 아름다운 말을 쓰고 읽으며 받아들이도록 하자고 생각한다. 아이한테 보여주기 앞서 책에 금을 죽죽 긋고 새 말 적어 넣자니, 아이가 달라붙어 뭐야 뭐야 나도 얼른 보여줘 하고 묻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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