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백꽃 기다리기

 


  살짝 눈발 흩날린 고흥에서는 동백나무마다 꽃봉우리 단단하게 맺힌다. 볕이 아주 잘 드는 마을에서는 벌써 붉게 꽃송이 터뜨린 동백나무가 있다. 다른 꽃봉오리 모두 굳게 닫는데 어김없이 몇몇 꽃송이 활짝 터진다. 이 꽃봉오리는 눈을 맞으면서도 씩씩하게 붉은 꽃송이 곱게 빛난다.


  우리 집 동백나무도 십이월에 찬바람과 찬눈 맞으며 바알간 꽃송이를 선보일 수 있을까. 지난해와 그러께에 이어 올해에도 십이월 동백꽃을 만날 수 있을까. 해마다 십이월 코앞이 되면, 이제 우리 집 마당 끝자락 동백나무 어느 자리에서 ‘한 해를 마무리짓는 섣달이에요. 섣달을 노래하며 새해 꿈꾸는 빛을 누리셔요’ 하는 동백꽃 붉은 잎빛 만날 수 있을까. 두근두근 설레며 날마다 살살 둘러본다. 4346.11.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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