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은 늦가을 까마중꽃

 


  아침해가 천천히 뜰 무렵, 까마중 꽃송이와 잎사귀에 내려앉은 눈 또는 서리가 천천히 녹는다. 밤새 추웠겠네. 그러나, 이 눈 또는 서리에도 꽃송이는 시들지 않고 잎사귀 또한 스러지지 않는다. 너희는 아주 씩씩하고 야무지구나. 지난밤 잘 잤니. 며칠 더 춥다는데 잘 견딜 만하니. 늦가을 넘어 십이월까지 우리한테 맑은 열매 나누어 주는 까마중꽃아, 네 하얀 꽃빛 이 겨울 문턱에서도 곱다라니 마주하는구나. 너희들 맑으며 씩씩한 숨결을 아이들한테 차곡차곡 물려줄게. 4346.11.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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