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바쁜 빨래
늦가을 짧은 해를 안고 아이들 데리고 도서관에 들렀다가 이웃마을 나들이를 자전거 끌고 나가려 했는데, 씻는방에 빨랫거리 잔뜩 있다. 아침에 옆지기가 씻고 나서 나온 옷가지들이로구나. 집일을 할 수 없는 옆지기를 만났기에 빨랫거리 언제나 수북수북 맞아들인다. 아이들 옷가지만 조금 있으면 저녁에 빨아서 자는방 한쪽에 걸어서 집안에 물기가 살며시 흐르도록 할 생각이었으나, 수북하게 쌓인 옷가지를 보니 빨래를 안 할 수 없다. 어른이 입는 옷은 크고 두꺼우니 해가 하늘꼭대기에 걸린 때에 바지런히 해서 널어야 저녁에 물방울 안 떨어질 만큼 마른다. 복복복 비비고 헹군다. 따순물 받을 수 있지만, 아이들 낯 씻기거나 밑 씻길 때에 쓰자고 생각하며 아낀다. 찬물로 씩씩하게 빨래를 하고 걸레 두 점 함께 빤다. 4346.11.2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마을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