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낱말을 제대로 살피는 국어사전은 아직 없다 할 만합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을 제대로 밝혀서

알맞고 즐겁게 쓸 수 있기를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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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다
  ‘지니다’는 “잘 둔다”는 느낌과 뜻이지만, ‘가지다’는 “둔다”는 뜻에서만 같고 쓰임새가 다릅니다. ‘가지다’는 “손에 쥐거나 몸에 두다”와 “마음에 두다”와 “제 것으로 하다”와 “거느리거나 모시거나 두다”와 “아이를 배다” 같은 뜻으로 씁니다. “공을 가지고 논다”라든지 “연필을 가지고 글을 쓴다”라든지 “얕은 생각을 가지고는 이 일을 못 한다”라든지 “내 집을 가지다”와 “아버지가 타던 자전거를 내 자전거로 가진다”라든지 “형제를 많이 가진 사람”이라든지 “둘째 아이를 가져다”처럼 씁니다. ‘지니다’와 ‘가지다’를 견주면, “어머니 사진을 내가 가진다”고 할 적에는 그저 내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일 뿐, 잘 두거나 돌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머니 사진을 내가 지닌다”고 할 적에는 어머니 사진을 가까이에 두면서 잘 돌보아 잃거나 없어지지 않게 한다는 뜻입니다.


지니다
  “잃지 않도록 잘 두다”와 “잊지 않도록 마음에 잘 새기다”를 뜻하는 ‘지니다’는 “어머니 사진을 품에 지니다”와 “아버지가 남긴 이야기를 마음으로 지니며 살아간다”처럼 씁니다. ‘간직하다’는 잃지 않도록 한다는 느낌이 짙고, ‘지니다’는 잘 둔다는 느낌이 짙습니다. 두 낱말은 뜻은 똑같다고 할 수 있지만, 쓰임새가 이와 같이 살짝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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