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39. 2013.11.24.

 


  너희들 아버지가 신나게 밥을 차려 놓았는데, 따순 김이 다 식고 나서야 밥상으로 오면 이제 밥 안 차려 주겠어! 하고 외친 이튿날 아침, 참말 밥을 안 한다. 굶든 흙 파서 먹든 너희들 마음대로 해 보라지! 하면서 슬그머니 고구마를 씻어서 스텐냄비 달군 다음 살짝살짝 얹는다. 달걀 넉 알 함께 얹는다. 밥은 안 지었으나 고구마를 삶았으니 고구마를 먹는다. 구웠다고 할까 익혔다고 할까, 달걀도 한 알씩 밥그릇에 담는다. 뜨거운 자리 호호 불면서 껍질까지 맛나게 먹는다. 다음에도 또 밥 제대로 안 먹으면 밥을 안 차리겠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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