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어른들은 풀을 잘 모른다. 아니, 풀을 아예 모른다 할 만하다. 풀씨가 어떻게 맺어 땅에 드리우고, 땅에 드리운 풀씨가 겨울을 어떻게 이기면서 봄부터 가을까지 무럭무럭 돋는가를 알 길이 없다. 오늘날 어른은 거의 다 도시에 살고, 시골에서도 읍이나 면에서 살기 마련이니, 흙 밟을 일 없고 흙 만질 일 또한 없기 일쑤이다. 어른들이 이렇게 흙하고 등진 채 살아가면, 아이들은 어른 곁에서 흙 없이 흙빛과 흙내음 모르고 자라고 만다. 어른들은 스스로 도시를 바라서 도시에서 산다지만 아이들은 무언가. 아이들도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고 싶을까? 아이들은 뛰지도 구르지도 소리지르지도 못하는 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에서 태어나 자라고 싶을까? 아이들도 흙을 못 만지고 풀과 꽃과 나무는 없는 시멘트땅에서 살아가고 싶을까? 부디 도시 떠나 시골로 씩씩하게 나아가서 살아갈 ‘아이 사랑하는 어른’이 나타나기를 빈다. 도시에서 살더라도 한 주에 이틀쯤 시골로 찾아가서 흙빛과 흙내음 누릴 줄 아는 ‘아이 아끼는 어른’이 늘어나기를 빈다. 4346.11.25.달.ㅎㄲㅅㄱ
| 엄마의 밥상
박연 글.그림 / 얘기구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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