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살던 마을을 살짝 떠나 먼 이웃마을 두루 돌아다니고 돌아온 사람이라면, 눈길과 생각과 마음이 한결 깊고 넓어지리라 본다. 그러나, 때로는 눈길도 생각도 마음도 깊거나 넓게 틔우지 못한 채 겉치레로 치닫는 이들도 있겠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마을빛을 잊거나 잃은 채 겉치레로 ‘질서’와 ‘계급’과 ‘신분’을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재미없고 메마르며 거친 몸빛이 되는가를 그림책 《미어캣의 스카프》가 잘 보여주는구나 싶다. 그런데, ‘미어캣’이라면 더 날씬하고 쪽 빠진 몸이 아닌가. 앞발과 뒷발은 더 작은 짐승 아닌가. 미어캣이라는 짐승을 빗대어 이런 이야기 들려줄 수 있을 테지만, 미어캣을 미어캣대로 제대로 그리지 못한다면, 그냥 ‘사람 모습’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도 되리라 본다. 이 그림책에서 미어캣은 겉보기로 미어캣이지만 사람하고 비슷한 몸짓과 모양새로구나 싶다. 아무튼, ‘-주의’라는 이름을 달면 모두 질서와 계급과 신분을 만들며 사람이 사람 아니게 되고 만다. 4346.11.25.달.ㅎㄲㅅㄱ
| 미어캣의 스카프
임경섭 글.그림 / 고래이야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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