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할 말 그리 많기에
오랜 나날 벼르던 느낌글 하나를 마무리짓는다. 지난날에는 아직 너무 어리고 철이 없다고 느껴 엄두를 못 냈고, 요 몇 해 사이에는 이것저것 다른 일이 많다고 여겨 뒤로 미룬 느낌글이다. 참 길게 썼구나 하고 생각하며 원고지로 따지니 125장쯤 된다. 이 글을 쓰자며 책상 앞에 앉기까지 퍽 오래 걸렸지만, 막상 책상 앞에 앉으니 글이 술술 쏟아진다. 삭히고 재우며 보듬은 이야기가 이렇게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 놀란다. 앞으로 또 어떤 책 느낌글을 쓸 적에 이렇게 쓸 수 있으려나. 또 어느 책을 스무 해쯤 삭히거나 재우거나 보듬으면 이런 느낌글 쓸 수 있으려나. 4346.11.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