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손을 잡아 주면 한결 잘 걷지만, 이레 보름 달포 지나는 사이 굳이 손을 안 잡겠다고 한다. 느릿느릿 천천히 걷더라도 혼자서 씩씩하게 걷고 싶다. 부러 좁은 길을 살금살금 거닐면서 기우뚱기우뚱하더라도 스스로 다리힘을 북돋우고 싶다.


  아이들은 우는 즐거움, 웃는 즐거움, 뒤집는 즐거움, 기는 즐거움, 서는 즐거움, 걷는 즐거움, 달리는 즐거움, 뛰는 즐거움, 무엇보다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움,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즐거움, 하늘숨 마시는 즐거움 들을 골고루 누린다. 이 온갖 즐거움을 아이들이 스스로 누리도록 하는 몫이 어버이한테 있다.


  그저 아이 곁에서 걷는다. 아이를 가까이에서 가만히 지켜본다. 아이는 날마다 새 기운 끌어낸다. 아이는 나날이 새 빛을 가슴으로 받아들여 무럭무럭 자란다. 머잖아 어깨동무하며 걸어갈 날을 맞이하리라. 곧 나란히 손 잡으며 흥얼흥얼 노래하고 이야기꽃 피울 날이 다가오리라. 4346.11.2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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