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컴퓨터 놓기
인천에 사는 형이 새 컴퓨터를 장만해 주었다. 나는 모니터를 새로 장만한다. 모니터가 집으로 온 뒤 새 컴퓨터 담긴 상자를 뜯는다. 그동안 쓰던 컴퓨터와 대면 본체가 좀 작다. 여기에 하드디스크 두 대를 우겨넣자니 빠듯하다. 예전 컴퓨터에 있던 줄을 둘 뽑아서 이쪽으로 옮겨 본다. 외장하드 껍데기를 벗겨 하드디스크를 빼려 하는데 외장하드 껍데기가 도무지 안 벗겨진다. 이렇게 되면 새 컴퓨터에 하드디스크 둘 붙이지 못한다. 한참 머리를 싸매다가 하드디스크를 새로 하나 장만해서 붙이기로 한다. 외장하드는 그대로 쓰면서, 아이들과 볼 영화를 이곳에 차곡차곡 모아야겠다고 느낀다. 아이들 모습 담은 동영상도 외장하드에 담아야겠지. 내가 찍는 사진은 2테라 하드디스크에 이태나 세 해쯤 담을 수 있을까. 나중에는 외장하드만 따로 두는 본체가 하나 있어야 하리라 느낀다. 그나저나 오늘 주문한 하드디스크가 집으로 와야 비로소 컴퓨터를 제자리에 넣을 수 있다. 컴퓨터책상은 방 한쪽에 바싹 붙여서 두면서 바람막이 구실을 하니, 하루 동안 방 한쪽을 차지해야 한다. 새 컴퓨터에는 한글 풀그림이 없다. 예전 컴퓨터에 깔던 한글 풀그림 시디를 온 집안 뒤지며 찾지만 안 나온다.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웃돈을 얹어 새 풀그림을 산다. 왜 이렇게 풀그림 시디를 제대로 못 건사하면서 지낼까. 그래도, 필름스캐너 시디는 용케 안 잃고 잘 있다. 이제 새 컴퓨터는 사진을 만지거나 한글문서 만질 적에 조금 더 빠르겠지. 형이 보내준 선물로 글을 쓰고 사진을 만질 수 있구나. 아주아주 고맙다. 아침부터 낮 네 시 넘도록 새 컴퓨터 만지느라 아이들하고 제대로 놀지도 못한다. 4346.11.2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