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손승현 님과

 


  사진 찍는 손승현 님이 《밝은 그늘》이라는 사진책을 대구에 있는 조그마한 출판사 ‘사월의눈’에서 펴냈다. 이 사진책은 여느 새책방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인터넷책방에서도 다루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이 사진책을 만날 수 있을까? 글쎄, 길을 찾고 책을 찾는 분이라면 틀림없이 이 사진책 만나는 책길을 찾으리라 느낀다. 나는 이 사진책을 장만하려고 고흥에서 대구까지 마실을 하며 하룻밤을 묵는다.


  2013년 11월 14일 목요일 저녁, 대구 삼덕동에 있는 ‘사월의눈’ 일터에서 조촐하게 책잔치 연다. 이 자리에 함께한다. 사진 찍는 손승현 님이 들려주는 말 가운데 세 가지를 간추려 내 공책에 적바림한다.  하나, “해가 뜨는 아침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저절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둘, “사진을 찍어서 선물로 주면 서로 친구가 된다.” 셋, “삶은 밝지 않은데 밝게 보고 싶어 밝게 사진을 찍는다.”


  날마다 새 아침이 찾아온다. 새 아침이면 새로 뜨는 해를 바라본다. 새로 뜨는 해에는 지구별 골골샅샅 따사롭게 쓰다듬는 고운 볕과 빛이 있다. 이 볕과 빛을 가슴으로 듬뿍 담으면 글도 사진도 저절로 샘솟기 마련이다. 글을 한 줄 썼으면 깨끗한 종이에 옮겨적어 선물로 건넨다. 사진을 한 장 찍었으면 예쁜 종이에 뽑아 선물로 건넨다. 사랑 한 줄기 솟았으면 마음으로 곱게 안아 살며시 내민다. 그리고, 이녁 삶이 밝기에 사진을 밝게 찍지, 이녁 삶이 어둡대서 사진을 밝게 찍지는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기에는 안 밝다 하지만 속내는 아주 밝고 환하기에 언제나 밝은 빛 흘러넘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을 찍는 내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즐거운 벗님들하고도 이 세 가지 말을 가슴으로 담아 함께 누리고 싶다. 4346.11.1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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