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75] 시골돌이, 놀이순이
‘-아이’를 붙이는 낱말은 오늘날 맞춤법에서는 모두 띄어야 합니다. ‘시골 아이’나 ‘도시 아이’처럼 띄어야 맞습니다. 그러나 나는 굳이 띄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며 ‘시골아이·책아이·자전거아이·꿈아이·사랑아이’ 같은 이름을 하나하나 새롭게 붙입니다. 아이들 노는 모습 지켜보면서 ‘시골돌이·시골순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놀이순이·놀이돌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밭에서 호미 쥐고 놀면 ‘호미순이·밭돌이’가 됩니다. 아이들은 ‘책아이’가 되면서 ‘책순이·책돌이’도 됩니다. ‘자전거순이·자전거돌이’가 되다가는 ‘꿈순이·꿈돌이’가 되고 어느새 ‘밥순이·밥돌이’에 ‘이야기순이·이야기돌이’ 되는 아이들을 얼싸안으며 생각합니다. ‘돌이’와 ‘순이’라는 이름은 아주 먼먼 옛날부터 우리 겨레가 흙을 만지고 하늘을 마시면서 저절로 얻은 보드랍고 사랑스러운 이름이로구나 싶습니다. 돌돌돌 흐르는 냇물이고, 순순순 흐르는 바람입니다. 4346.11.1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