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소식지인 <삶말> 9호를 손으로 다 써서, 어제 읍내에 가서 복사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삶말> 9호하고 '숲사람 이야기' 실린 <시민사회신문>을 '도서관 지킴이'한테 함께 보내려고, 큰봉투를 주문했어요. 큰봉투가 월요일에 올는지 화요일에 올는지 모르겠는데, 큰봉투가 고흥으로 오면, 이 봉투에 담아서 보내려 합니다. 도서관 소식지에 손글씨로 쓴 '도서관일기'를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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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서 읽는 책인가 (도서관일기 2013.11.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빛이 있으면 어디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나 들에서나 버스에서나 비행기에서나 길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도 밤에도 불빛이나 햇빛이나 달빛을 받아 책을 읽습니다. 전기로 밝혀도 빛이고 시골에서 별빛이 초롱초롱, 또는 개똥벌레 무리지어도 이 빛을 고마이 얻어 책을 읽습니다. 그러니까 빛이 없거나 빛을 가리면 책을 못 읽습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책을 못 읽어요. 참 마땅한 노릇이에요. 빛물결 흐드러질 때에 책을 읽고, 빛잔치 어여쁜 데에서 책을 읽어요. 다시 말하자면, 나라나 사회나 학교가 어둡다면, 정치나 경제가 어둡다면, 삶이나 문화가 어둡다면, 생각이나 마음이 어둡다면, 책을 못 읽거나 안 읽어요. 씩씩한 사람이라면 이 어두움 밝히려고 책을 읽어요. 고운 사람이라면 나와 이웃 삶 곱게 밝히고 싶어 책을 읽지요. 아름다운 사람들은 이녁 보금자리와 마을과 숲이 아름답게 되도록 온마음·온힘·온사랑·온몸을 기울입니다. 그러면 우리들 살아가는 이곳에서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마음빛 되어 어떤 삶빛 노래하고 어떤 사랑빛을 이야기하는가요. 머리에 지식 담으려고 읽는 책인가요. 서로 눈빛 밝혀 즐겁게 노래할 꿈 키우려고 읽는 책인가요. 이 땅에 어떤 책 새로 태어나, 어떤 손길로 펼칠 적에 우리들 삶이 환하게 거듭날까요. 가을에 가을바람 불어 가을나무 모두 가을빛으로 물들며 가을잎 알록달록 떨구어요. 가을내음 흐르며 가을하늘 맑아 가을숨 기쁘게 쉽니다. 이 가을에는 들판이 가을책입니다. 마늘밭이, 고구마밭이, 배추밭이, 무밭이, 당근밭이 싱그럽게 가을책입니다. 밭흙은 흙책이 됩니다. 호미는 호미책이 됩니다. 빈들은 들책 되고, 아침노을은 노을책 돼요. 책방은 도시 한복판에 있어야겠지만, 도서관은 시골이나 숲이나 바닷가에 마련해, 철마다 다른 빛 누리도록 하면 매우 사랑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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