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74] 길손집
길손은 길을 떠나 어디론가 가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걷고, 때로는 자동차를 얻어서 타며, 때로는 자전거를 달립니다. 길을 재촉하며 빨리 가려 할 수 있고, 느긋하게 마을을 휘 둘러보면서 천천히 갈 수 있습니다. 길을 가다 힘들면 다리를 쉬지요. 길을 가다 힘들지 않더라도 새로운 마을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여러 날 머물기도 합니다. 길손이 머무는 집은 ‘길손집’이 됩니다. 여인숙이나 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데에서 머물 수 있는데, 어디에서 묵더라도 길손한테는 ‘길손집’이에요. 그렇다면, 길손이 먹는 밥이라면 ‘길손밥’이 될까요. 마실길에 즐겁게 부르는 노래가 있으면 ‘길손노래’ 될 만해요. 길가에 피고 지는 꽃은 길손을 반기며 ‘길손꽃’이 됩니다. 길손이 걷는 길에 흘리는 땀을 식히는 ‘길손바람’ 또는 ‘길바람’이 불어요.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