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의 아이》 다섯째 권을 앞에 놓고
여러 해에 걸쳐 찬찬히 이어진 만화 이야기 하나 다섯째 권으로 마무리된다. 바닷마을에서 아이들이 바닷내음과 바닷소리와 바닷노래를 누리면서 밝히는 바다빛을 들려주는데, 마지막 권에서는 어떤 내음과 소리와 노래를 조곤조곤 속삭일 수 있을까. 바다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바다에서 살아갈까. 바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바다 곁에서 지낼까. 바다하고는 동떨어진 채 말로만, 지식으로만, 학문으로만, 책으로만, 기사로만 마주하는 이야기가 되지는 않을까. 바다와 한몸이 된 채, 바다와 한마음이 되는 빛을 어느 만큼 아끼거나 사랑할 수 있을까. 바다에는 ‘바다 아이들’ 있고, 들에는 ‘들 아이들’ 있다. 아스팔트길과 시멘트집에는 ‘아스팔트 아이들’과 ‘시멘트 아이들’이 있을까. 만화책 《해수의 아이》 다섯째 권을 앞에 놓고 이제부터 읽으려 한다. 4346.10.3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