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한 채를 얼마 주고 사건 그리 대수롭지 않다. 우리 식구 살아가는 17평 건물에 80평 마당과 텃밭 있는 시골집은 천만 원 주고 샀다. 이 가운데 100만 원은 측량과 등기 하는 데에 썼다. 마을에 들어와서 살고 보니, 이 집은 삼백만 원이면 살 수 있었다 한다. 그런데, 삼백만 원에 들어왔든 천만 원에 들어왔든, 비새는 지붕을 고치고, 장판과 벽종이 다시 바르며, 어지러운 전깃줄 가다듬고, 부엌살림 새로 들이며 이것저것 하는 데에 집값을 훨씬 웃도는 돈이 든다. 지붕 고치는 데에만도 삼백오십만 원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시골집은 ‘돈’으로 살 수 없고, 돈으로 사고팔지 않는다. 이곳에 뿌리내려 오래오래 즐겁게 살아갈 마음과 사랑으로 장만해서 차근차근 고치고 손질하며 지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