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제비꽃

 


  제비꽃이 필 무렵 들판이 알록달록하다. 조그마한 제비꽃 봉오리는 사람들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성큼성큼 걸어가면 제비꽃이 곁에 피었어도 보지 못하고, 자칫 제비꽃이 뻗은 줄 모르며 밟기까지 한다. 봄에도 가을에도 제비꽃이 핀 풀숲이나 들판을 천천히 거닐다가 발걸음을 멈추면 자그마하면서 앙증맞은 꽃잎을 마주할 수 있다. 조용히 피어 조용히 꽃을 피우고는 조용히 씨를 맺어 조용히 씨를 떨구는 제비꽃이다. 기쁘게 찾아온 봄을 노래하다가, 고즈넉하게 저무는 가을을 속삭이는 제비꽃이다. 4346.10.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