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방바닥 쓸고 치우며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난 뒤에 함께 방바닥을 쓸고 치울까 하다가 나 혼자 쓸고 치우기로 한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이나마 깨끗한 방바닥 모습을 보도록 하는 쪽이 나으리라 생각한다. 어제 낮에 아이들과 우체국 다녀오며 가을바람 너무 많이 마신 탓에 목이 따갑고 재채기가 끊이지 않아, 저녁은 이럭저럭 먹이고 아이들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들은 늦게까지 놀며 잠든 듯한데, 새벽에 일어나 보니 방바닥이 온통 종잇조각투성이다. 종이를 오리며 놀았구나.
어지른 것들 이리저리 치운다. 방바닥에 상자로 담은 내 책들 물끄러미 바라본다. 미루고 미루었기에 책들이 이렇게 쌓였으리라. 내 책들도 며칠쯤 바지런히 갈무리해서 모두 서재도서관으로 옮겨야겠다. 내 책들이 빠지고, 아이들 장난감도 알맞게 추스르면 방바닥이 한결 넓고 시원할 테지. 스스로 알뜰살뜰 여미지 못하면서 아이들을 나무라거나 아이들한테 무언가 시킬 수 없다. 차근차근 지켜보고, 어버이인 내 삶 갈무리를 어떻게 하는가 스스로 돌아보면서 집살림 함께 꾸리자. 4346.10.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