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51. 2013.10.22.

 


  서재도서관 걸상에 앉아 그림책 펼친 큰아이가 스스로 이야기를 짓는다. 아직 한글 제대로 읽을 줄 모르면서, 오직 그림으로만 이야기를 짓는다. 곁에서 한참 이야기짓기놀이 지켜본다. 작은아이는 바퀴 달린 작은 책을 들고 서재도서관 책꽂이를 길바닥으로 삼아 굴리면서 논다. 큰아이가 한글을 다 익히면 책에 적힌 글대로 읽을 텐데, 글을 모르면서 그림으로만 이렇게 이야기를 지을 적에 어쩌면 더 재미나게 책을 누리는 셈 아닌가 싶다. 그러나 글을 깨치면, 글을 깨치는 대로 글줄에 깃들지 못한 한결 너른 이야기밭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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