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며

 


  아이들은 날마다 자란다. 아이들은 날마다 기운이 붙는다. 아이들은 날마다 몸무게 늘고 키가 큰다. 이와 달리 어버이는 날마다 키가 줄고 힘이 줄어든다. 참말 그렇기도 하네 하고 느끼는데, 어느 한편으로는 젊을 적과는 사뭇 다른 힘이 생긴다. 아주 젊은 나이였다 할 때하고 견주면 내 키는 2센티미터쯤, 또는 4∼5센티머터까지도 줄었으리라 느낀다. 그만큼 그동안 ‘책과 얽힌’ 일을 하면서 등짐을 어마어마하게 날랐고, 책 가득 담은 가방 짊어지고 골목이며 길이며 날마다 참 오래 걷거나 자전거를 탔다. 게다가 시골로 삶터를 옮겨 책방마실 줄었다 하더라도, 아이들 안고 업고 하면서 책보다 훨씬 무거운 무게를 내 무릎과 다리에 실었다. 예전에 아이들 태어나지 않을 적에는 책짐 나르면서 무릎이 시큰거린다고 느끼지 못했으나, 아이들 데리고 참 오래도록 걸어다니면서, 또 아이들 옷가지 짊어지면서 아이를 안고 다니면서, 무릎이 시큰거려도 씩씩하게 집까지 돌아왔고, 집으로 돌아온 뒤 아이들 씻기고 먹이고 옷을 빨고 재우고 하면서 지내니, 그야말로 어느 하루 등허리와 팔다리 안 쑤시거나 안 결리는 날이 없다.


  큰아이 처음 태어나서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다닐 무렵, 수레 무게에 아이 무게 만만하지 않았는데, 큰아이 자라다가 작은아이 태어나 두 아이 나란히 수레에 태우고, 또 큰아이 부쩍 자라 샛자전거를 더 붙여 따로 태우는 요즈음, 외려 지난날보다 더 빠르고 다부지게 자전거를 달리는구나 싶다.

 

  키가 줄었는데에도 이 힘은 어디에서 샘솟을까. 나이를 먹는데에도 이 기운은 어디에서 생길까. 잘 모른다. 그렇지만 잘 살아가고, 날마다 새롭다. 4346.10.2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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