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안 보는 책읽기

 


  사람을 만나려 할 적에는 얼굴이나 몸매를 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얼굴이나 몸매를 놓고 사람을 따지거나 잴는지 모릅니다. 아마 누군가는 얼굴이나 몸매만으로 ‘사랑을 느낀다’고 말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사람을 만나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면 이녁하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얼굴이나 몸매만으로 한 사람과 하루라도 즐겁게 지낼 만한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는다 할 적에는 껍데기를 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책껍데기만 읽을는지 모릅니다. ‘책 디자인’이 부질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책겉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은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다 할 적에는 책에 깃든 이야기를 읽으면서 줄거리를 마음속으로 삭혀 삶을 살찌우고 싶습니다.


  건물 껍데기를 바라보려고 ‘집에서 살지’ 않습니다. 껍데기를 그럴싸하게 꾸미면서 남 앞에서 자랑하려는 건물에서 ‘살림을 꾸리지’ 않습니다. 식구들이 아늑하게 쉬고, 나도 옆지기도 아이들도 몸과 마음을 느긋하게 다스릴 수 있는 집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4346.10.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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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10-22 08:12   좋아요 0 | URL
저도 멋있어 보이는 책에 먼저 손이 가요~
또 두껍고 뭔가 무게 있어 보이는 책에...+.+;
그러다 몇 번 망하고... 그 다음부터는 목차를 살핍니다.
역시 직접 찾아서 읽어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지만... 잘못샀다는 씁쓸한 기분을 안 느껴도 되니까요~

파란놀 2013-10-22 14:39   좋아요 0 | URL
사람도 책도 삶도,
또 밥과 과자까지도,
겉모습 아닌 속알맹이를
살뜰히 마주할 때에
아름다운 빛을 만나는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