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안 보는 책읽기
사람을 만나려 할 적에는 얼굴이나 몸매를 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얼굴이나 몸매를 놓고 사람을 따지거나 잴는지 모릅니다. 아마 누군가는 얼굴이나 몸매만으로 ‘사랑을 느낀다’고 말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사람을 만나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면 이녁하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얼굴이나 몸매만으로 한 사람과 하루라도 즐겁게 지낼 만한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는다 할 적에는 껍데기를 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책껍데기만 읽을는지 모릅니다. ‘책 디자인’이 부질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책겉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은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다 할 적에는 책에 깃든 이야기를 읽으면서 줄거리를 마음속으로 삭혀 삶을 살찌우고 싶습니다.
건물 껍데기를 바라보려고 ‘집에서 살지’ 않습니다. 껍데기를 그럴싸하게 꾸미면서 남 앞에서 자랑하려는 건물에서 ‘살림을 꾸리지’ 않습니다. 식구들이 아늑하게 쉬고, 나도 옆지기도 아이들도 몸과 마음을 느긋하게 다스릴 수 있는 집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4346.10.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