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고속도로
자동차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찻길 반듯하게 편다면서, 전라도 고속도로는 너무나 많은 멧자락에 끔찍하게 긴 구멍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팠다. 시외버스를 타고 고흥에서 서울로 가는 길에 책을 펴고 읽으려다가, 끝없이 되풀이되는 슬픈 구멍길을 맞닥뜨리며 눈이 아프다. 책을 읽을 수 없다. 아, 책을 손에 쥔 내 눈이 이리 아픈데, 이 구멍길 고속도로를 날마다 달려야 하는 시외버스 일꾼 눈은 얼마나 아플까. 하도 아픈 나머지 이제는 아픈 줄 잊고 아무렇지 않게 달릴 수 있나. 4346.10.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