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49. 2013.10.12.
피아노 똥땅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큰아이가 치는구나. 악보를 보면서 칠 줄은 모르지만, 그저 스스로 치고 싶은 대로 칠 줄 아는 큰아이는 여러 해 피아노를 만지면서 가락을 몸으로 찬찬히 받아들인다. 남이 주는 대로 받아먹으며 치는 피아노 아닌, 이것저것 누르고 또 누르면서 스스로 가락을 즐긴다. 그런데 오늘은 그림책을 보면서 건반을 누른다. 오른손으로는 그림책을 넘기면서 왼손으로는 건반을 똥땅거린다. 그림책 하나 다 읽고는 다른 그림책을 꺼내어, 또 오른손으로 넘기면서 왼손으로 건반을 똥땅거린다. 그림책 보며 느끼는 이야기가 건반놀이로 다시 태어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