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무 두 그루
텃밭에서 돌나물 뜯다가
어린 초피나무 두 그루
살며시 쓰다듬는다.
큰 초피나무에서 떨군
짙붉은 껍데기에서 나온 새까만 알이
흙 품에 안겨 천천히 자라고
그야말로 천천히 크는
어린 초피나무 두 그루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린 초피나무를 나물로 잘못 알고
뿌리째 뽑아서 먹은 적 잦았다.
입에 넣어 살금살금 씹으며
무슨 풀인가 하고 가만히 생각하다가
확 오르는 싸아한 기운에
풀 아닌 나무였다고,
어린 초피나무였다고 뒤늦게 알아챘다.
언제쯤 옮겨 심어야 할까.
너희 어린 나무는 어미나무 곁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앙증맞게 지낼까.
어른 팔뚝만 하게 자라면
옮겨 심을 만할까.
가을볕 가을바람 가을비
모두 듬뿍 먹으렴.
4346.10.8.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