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어귀

 


나무그늘에서 들일 쉬며
샛밥 먹고
낮잠 한숨 달게 자고는
들바람 한 자락 마신다.

 

햇볕은 뜨끈뜨끈 나락을 익힌다.
콩 수수 서숙도 익고
들콩도 산딸도 감알도 익는다.

 

비가 오며 나무가 젖는다.
빗물은 나뭇잎을 통통 튀기면서
논으로 밭으로 떨어진다.

 

햇볕과 빗물 먹는 나락을 쓰다듬는다.
바람과 구름 마시는 나무를 어루만진다.

 

구월부터 천천히 알록달록한 풀숲은
시월에 이르러 온통 울긋불긋 너울댄다.
시월바람 깨고소하게 분다.

 


4346.10.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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