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60] 나락 익는 냄새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늙은 시인도 어린 아이도
함께 가을볕 쬐면서 나락 익는 냄새 맡으면.
시골사람도 도시사람도 나락 익는 고소한 냄새 느긋하게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시골사람은 나날이 나락내음이나 풀내음보다는 농약내음과 비료내음에 길듭니다. 도시사람은 나날이 시골하고 등지면서 나락이 익건 풀에 꽃이 맺건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늙어 허리 휘는 시골사람은 힘들다며 비료와 농약만 쓰려 하고, 흙하고 멀리 떨어진 도시사람은 돈벌이에 바쁘다며 길가나 골목 들풀 한 포기조차 바라볼 겨를 없습니다. 하루를 기쁘게 누리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요. 하루를 아름답게 맞이하는 삶은 어떻게 거듭날까요. 4346.10.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