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르르

 


  새근새근 잘 자는 아이들이 “모기 있어!” 하고 부르는 소리에 바로 잠을 깬다. 코코 잘 자던 아이가 “쪼르르!” 소리를 내며 쉬를 누는 소리에 벌떡 잠을 깬다. 모기를 잡느라 한동안 부시시한 몸으로 모기 소리를 기다린다. 내 몸뚱이에 달라붙으라고 팔다리 뻗어 끌어들여서 철썩 내리쳐서 죽인다. 서른 달로 접어들 작은아이 어디에 쉬를 누었나 살피며 얼른 천기저귀로 평상 바닥을 훔치고, 평상을 까서 방바닥에 고이는 오줌을 닦는다.


  돌이켜보면, 신문사지국에서 먹고자며 신문을 돌리던 1995년부터 바깥소리에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 새벽 한 시와 두 시 사이에 신문사지국 앞에 신문덩이 떨어지는 ‘쿵! 쿵!’ 소리에 잠을 깨어 벌떡 일어났다. 신문 갖다 주는 일꾼으로서는 바닥에 쿵 소리 나게 던질밖에 없지만, 한 덩이라도 더 바닥에 패대기쳐지지 않게 하고 싶었다. 척척 들어서 바닥에 곱게 내려놓으려 했다. 짐차 일꾼이 아무리 겨냥을 잘 해도 신문덩이 한쪽이 망가지기 마련이요, 짐차 일꾼이 바쁜 날에는 아무렇게나 던지곤 하니 바로바로 깨어서 신문덩이를 날라 쌓아야 한다. 이때에는 빗방울 하나 떨어지는 소리를 느끼며 잠에서 깨기도 했다. 신문이 조금이라도 젖으면 안 되니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소리에 잠을 확 깨어 벌떡 일어날까. 이제껏 살아오며 돌아보면, “밥 먹자!” 하는 소리에는 시큰둥하고, “과자 먹자!”나 “빵 먹자!” 하는 소리에는 눈을 빛내며, “이야 가자!” 하며 나들이 가자고 하면, 자던 아이들 벌떡벌떡 아주 빠르게 일어난다. 4346.10.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