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5) 그녀의 7 : 그녀의 동그란 어깨

 

그녀의 동그란 어깨 위로 오후의 겨울 햇살이 내린다
《레아·여유-따뜻해, 우리》(시공사,2012) 16쪽

 

  “어깨 위로”는 “어깨에”로 다듬습니다. 햇살은 어깨에 내리고, 땅에 내리며, 나무에 내리고, 꽃송이에 내립니다. “위에” 내리지는 않아요. 위와 아래로 따지지 않습니다. “오후(午後)의 겨울 햇살”은 “한낮 겨울 햇살”이나 “겨울 한낮 햇살”이나 “겨울 낮 햇살”로 손질합니다. 겨울에 드리우는 햇살은 아침에는 아직 포근하다고 느끼기 어렵고, 낮이 되어야 비로소 포근한 줄 느낍니다. 그러니, 이 글월에서는 “포근한 겨울 햇살”로 손질할 수 있어요.

 

 그녀의 동그란 어깨 위로
→ 자는 아이 동그란 어깨에
→ 조그맣고 동그란 어깨에
→ 동그란 아이 어깨에
 …

 

  새근새근 자는 아이 어깨에 햇살이 내린다고 합니다. 자는 아이는 가시내입니다. 아이도 사내와 가시내로 나누어 ‘그녀’로 가리킬 만하지 않느냐 물을 수 있지만, 아이는 아이요 어른은 어른입니다. 가시내는 가시내요 사내는 사내예요. 여러모로 ‘그녀’를 곳곳에서 흔히 쓴다 하더라도, 잘못 쓰거나 올바르지 않게 쓰는 말투는 살포시 털거나 덜 수 있기를 빌어요.


  우리 아이들 가리키는 이름이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곱고 맑은 바람과 물을 누리면서 곱고 맑은 넋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그대로, 곱고 맑은 말로 곱고 맑은 생각을 빛내도록 하기를 빕니다. 4346.10.4.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자는 아이 동그란 어깨에 포근한 겨울 햇살이 내린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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