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책
옆지기를 만난 뒤 종이접기책을 산다. 큰아이가 태어나고서 종이접기책을 새로 장만한다. 작은아이가 태어나고 큰아이가 아주 느리게 한글을 익히는 요즈음 종이접기책을 새삼스레 사들인다. 옆지기와 둘이 살 적에는 일본에서 나온 ‘오리가미(일본 창작 종이접기)’책을 사기도 했고, 큰아이가 여섯 살을 지나가는 이맘때에는 나중에 한글을 깨치면 스스로 즐겁게 보며 놀라는 뜻에서 한글로 된 종이접기책을 마련한다.
나도 어릴 적에 종이접기를 몹시 좋아했는데, 할 줄 아는 종이접기는 몇 가지 없었다. 어머니한테서 배운 한두 가지 종이접기를 하다가, 내 나름대로 요모조모 머리를 굴려 새롭게 무언가 접으려 했는데 잘 안 되었다. 그래도, 나는 나대로 종이접기를 하곤 했는데, 종이접기책이 있는 동무가 책을 보며 이것저것 곱게 접으면 부러워서 책을 빌려 달라 하는데, 도무지 빌려주지 않는다. 살짝 보자고 해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종이접기책이 없이 종이접기를 못 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도 어머니도 종이접기책을 신나게 사서 알뜰살뜰 갖추어 놓으니까. 4346.9.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