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60] 둥근밥

 


  서울에 있는 고속버스역에서 버스를 타기 앞서 가게에 들릅니다. 이곳에서 밥 될 만한 먹을거리 있나 살피다가 둥그런 밥덩이를 봅니다. 세모김밥도 주먹밥도 아닌 ‘둥근밥’입니다. 비닐로 싼 둥근밥 겉에 ‘둥근밥볶음’이라는 이름 다섯 글자 적힙니다. 세모나게 빚어 김으로 싼 밥이니 세모김밥이고, 주먹으로 쥐어 빚은 밥이니 주먹밥이요, 볶아서 둥글게 뭉쳤으니 둥근밥볶음이 되는군요. 네모난 틀로 찍으면 네모밥이 되겠지요. 별과 같은 모양이 되도록 찍으면 별밥이 될 테고요. 꽃무늬를 담으면 꽃밥이라 하면 어울릴까요. 둥글게 빚은 밥이 보름달과 같다 하면 보름달밥이나 달밥이라 할 수 있나요. 초승달밥이나 반달밥을 빚을 수 있습니다. 능금밥이나 앵두밥을 빚을 수 있습니다. 밥에 알록달록 빛깔을 물들여 무지개밥을 빚을 수도 있어요. 4346.9.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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