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나가고 싶어요?
옆지기가 묻는다. TV에 나가고 싶어요? 아니, 나가고 싶지 않아. 그런데 왜요? 책을 많이 팔아서 우리 도서관 터와 숲을 장만해야 할까 싶어서. TV에 나온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래, 그렇겠지. 방송국에서는 우리 도서관이 제대로 알려지도록 하기보다는 볼거리로 시청율 높이는 데에 마음을 쓸 테니까. 두 군데 방송국에서 취재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는데, 안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두 곳 모두 내가 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채 취재를 바라는 연락을 했다. 책을 써서 버는 돈으로 도서관을 꾸리는 사람 이야기를 찍어 방송으로 내보내려 하는 사람들이 ‘취재원이 될 사람이 쓴 책’으로 무엇이 있는 줄 모르고 읽지도 않았다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찍어서 내보내겠는가. 4346.9.1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