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5. 논물 밟기 (2013.8.30.)

 


  논에서 흘러넘치는 물이 길을 타고 흐른다. 마을 어귀에 자동차 다니는 길 뚫린 지 그리 오래지 않다고 들었다. 서른 해나 쉰 해쯤 앞서를 헤아리면 고만고만한 흙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길을 타고 논물이 흐르지 않았으리라. 바로 이어지는 다른 논으로 물줄기 이어졌겠지. 예전 아이들은 도랑물에서 물놀이 즐겼으리라 생각한다. 도랑에서 가재 잡고 미꾸라지 만지면서 하루를 누렸으리라 본다. 이제는 찻길을 타고 흐르는 논물을 찰방찰방 밟으면서 논다. 그런데 얘들아, 그 논물 함부로 밟지는 말자. 논물은 우리 마을 뒤쪽을 포근히 감싸는 천등산부터 흘러내려온 물이기는 하지만, 논마다 농약 잔뜩 뿌려서, 그 논물에는 농약이 함께 흐른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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