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다리기

 


  유월 열이튿날에 미국으로 배움길 떠난 옆지기가 팔월 스물이튿날에 돌아오기로 했지만, 여드레쯤 미뤄 팔월 서른날 즈음 돌아오기로 했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왜 아직 안 오느냐고 날마다 한두 차례 묻는다. 어머니가 더 배우고 돌아오느라 늦는다고 말하면서 달래는데 잘 기다려 준다.


  어머니를 많이 보고픈 큰아이는 종이에 어머니 모습을 그려 가위로 오린다. 한참 어머니 종이인형 들고 다니면서 놀다가 저녁나절 마룻바닥에 흘린다. 큰아이 그림과 내 그림을 문 한쪽에 붙이다가 어머니 그림인형을 보고는 주워서 큰아이 그림에 살짝 끼운다.


  얘들아, 이제 이레만 더 기다리자. 그러면 어머니 즐겁게 만날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신나게 하루하루 놀면서 무럭무럭 자라면, 어머니도 마음과 몸이 한껏 자란 채 시골집으로 돌아온단다. 4346.8.2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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