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작품 읽기
아이들과 살아가며 만화영화를 함께 본다. 처음에는 아이들만 보도록 할 생각이었지만,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본다. 아이들한테 이것저것 보여주면서 나는 나대로 내 일을 하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과 만화영화를 보는 내내 자꾸 내 눈은 만화영화로 쏠린다.
생각해 보면, 만화영화를 보여줄 때뿐 아니라, 여느 자리 여느 때에도 아이들이 놀고 뛰며 노래하는 모든 모습을 늘 지켜본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들이 노는 둘레를 살펴보면서, 이제껏 내가 살아온 길과 결을 새삼스레 돌아보곤 한다.
아이들한테 보여주는 만화영화는 한두 번만 보여주지 않는다. 여러 해에 걸쳐 수십 수백 번을 되풀이해서 본다. 곧, 아이들이 수십 수백 번을 볼 만하지 않거나 아이와 함께 어른인 내가 수십 수백 번을 볼 만하지 않은 만화영화는 아예 처음부터 안 보여준다. 그리고, 이렇게 한 작품을 수십 수백 번 되풀이해서 들여다보며, 언제나 새롭고 새삼스럽게 이야기를 읽고 줄거리를 되새긴다. 4346.8.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