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군내버스도 타고 걸어서 다니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씩씩하고 즐겁게 타면서 살아간다. 두 아이는 아직 많이 어려 스스로 자전거를 몰지 못하고, 샛자전거에 타는 큰아이도 아직 발판을 굴러 아버지를 거들지 못한다. 오직 내 두 다리에 기대어 큰자전거 하나와 샛자전거 하나에 자전거수레, 이렇게 세 가지를 끌고 다닌다.


  길게 늘어서서 달리는 자전거는 큰길도 달리지만, 고샅도 마을길도 달린다. 이 자전거로 가파른 비탈이나 높다란 오르막도 오르곤 한다. 골짜기 찾아가느라 우둘투둘한 멧길을 달리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달리느라 아버지는 늘 땀투성이 된다. 땀이 비오듯이 흐른다. 비오는 날에 자전거를 몰면 빗물에 땀방울 씻길 테지만, 아이들은 비를 쫄딱 맞아야 하니까, 아직 비오는 날에 아이들과 자전거를 달리지는 않는다.


  자전거로 이 마을 저 마을 달리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우뚝 멈춘다. 하늘을 바라보고 들을 둘러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다른 빛을 느낀다. 맑은 바람을 마시고, 시원한 그늘을 누린다. 자전거와 함께 살아가며 하루하루 새로운 빛과 결을 맞아들인다. 4346.8.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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