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까마중을 먹다

 


  옆밭 풀을 벤다. 어린 살구나무를 둘러싼 풀을 몽땅 벤다. 어린 살구나무가 한동안 풀에 둘러싸이도록 그대로 두어 보았다. 이렇게 풀이 우거질 때에도 씩씩하게 살기를 바랐으니, 다른 풀을 다 베어 또 햇볕 잘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기를 빌어 본다.


  어린 살구나무 뒤쪽 풀을 베다가 까만 알갱이무리 툭툭 떨어진다. 뭔가 하고 문득 들여다보니 까마중 열매이다. 까맣게 여문 알갱이가 있고, 아직 푸른 알갱이가 있으며, 꽃송이 조그맣게 맺히기도 한다. 조그마한 까마중풀 한 포기에 꽃이랑 푸른 알갱이랑 까만 알갱이가 나란히 있다. 두고두고 즐기라는 뜻이 될 테지. 오래오래 까마중풀 지켜보면서 아껴 달라는 뜻이겠지. 4346.8.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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