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줄 읽다

 


낮똥 바지에 질펀

작은아이
속 시원한지 스르르
제풀에 낮잠.

 

사 놓고 이태째 못 펼친
시집 한 권
살며시 쥘까 했더니,
낮잠 건너뛰는 큰아이
그림책 읽어 달라
아버지 부른다.

 

깍두기꽁책 꺼내
큰아이와 글씨쓰기 하다가,
색연필 꺼내
큰아이랑 나란히
대청마루에 엎드려 그림 그리다가,

 

이제
작은아이 일어날 즈음이로구나 싶어
저녁밥 안치고는
그림그리기 마무리짓는다.

 

작은아이 깨어나서 쉬 누이고
국 끓인다.
밥상에 수저 놓으니
작은아이 세살배기 목소리로
“누나, 밥 먹자!”

 

한 시간 걸려
저녁 먹이고는
드디어
시 한 줄 읽다.

 


4346.8.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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