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를 마친 뒤
바깥나들이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읍내에서 장만한 먹을거리를 냉장고에 넣는다. 이런 뒤 아이들 옷 몽땅 벗겨 씻긴다. 아이들 옷 빨래하면서 내 몸을 씻는다. 빨래를 마친 옷을 널고, 집을 비운 동안 집안에서 잘 마른 옷을 걷어 갠다. 이러는 동안 머리가 빙빙 돌고, 이럭저럭 집일을 마쳤다 싶으면 기운이 쪽 빠진다. 아이들이 배고프다 하면 읍내에서 장만한 먹을거리를 먹인다. 따로 밥을 해서 먹일 만한 힘을 내지 못한다. 이윽고 아버지가 쓰러지면, 아이들은 저희끼리 조금 더 놀다가 책을 보다가 스르르 아버지 곁에 찰싹 달라붙으며 드러눕는다. 긴긴 고요한 밤이 이루어진다. 4346.8.4.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