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토끼풀꽃 책읽기

 


  한봄부터 구경하는 토끼풀꽃을 한여름에도 구경한다. 아니, 이제 늦여름으로 접어드는 날인데, 토끼풀꽃은 아직도 피고 진다. 논마다 볏포기 무럭무럭 올라오고, 논물에는 개구리밥 그득한데, 요 논둑에도 토끼풀꽃 몇 송이 피면서 하얀 빛내음 흩뿌린다. 농약바다에서 살아남는 개구리들은 토끼풀꽃 조그마한 그늘에서 살짝 다리를 쉴까. 잠자리는 농약바다인 논물에 알을 낳을까 말까 망설이면서 토끼풀꽃 하얀 방석에 내려앉아서 쉴까. 우리 집에서 알을 깨서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들은 대문 앞 논자락 앙증맞은 토끼풀꽃으로도 찾아가 꽃가루를 받아먹을까. 4346.8.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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